원샷을 영어로 옮기면 통하지 않습니다

한국에서 술잔을 비우자는 뜻으로 쓰는 원샷은 영어에서 그 뜻으로 쓰이지 않습니다. 그대로 말하면 상대는 전혀 다른 장면을 떠올립니다.

무엇이 틀렸는가

One shot!

Bottoms up!

건배하며 잔을 비우자고 할 때 영어권에서 쓰는 말은 bottoms up입니다.

Let's do one shot together.

Let's down it in one.

one shot은 잔을 비우는 행위가 아니라 독한 술 한 잔의 분량을 뜻합니다.

He drank it in one shot.

He drank it in one go.

한 번에 끝냈다는 뜻은 in one go 또는 in one gulp로 씁니다.

왜 한국어 화자에게 반복되나

원샷은 한국에서 만들어져 한국에서만 통하는 영어식 표현입니다. one과 shot이 둘 다 영어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로 옮길 때 따로 손볼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. 한국어 안에서 이미 영어처럼 생긴 말은 그대로 영어에 넘겨도 된다는 감각이 이 실수의 출발점입니다.

한국어는 명사 두 개를 붙여 새 뜻을 만드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. 손전화, 물수건처럼 붙이면 뜻이 생깁니다. 이 습관이 영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one과 shot을 붙이면 잔을 비운다는 뜻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게 됩니다. 그러나 영어에서 shot은 위스키나 데킬라 같은 독주를 작은 잔에 담은 분량을 가리키는 명사이고, one shot은 그 분량이 하나라는 뜻에 머뭅니다.

또 하나는 원샷이 한국어에서 명령처럼 쓰인다는 점입니다. 잔을 들고 원샷이라고 외치면 그것만으로 지시가 됩니다. 영어에서는 명사만 던져서는 행동을 요구하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. 마시라는 동사가 들어가거나, bottoms up처럼 그 상황에 굳어진 관용구를 써야 상대가 무엇을 하라는 말인지 알아듣습니다.

이렇게 바꿔 쓰십시오

헷갈리는 자리

말하려는 뜻영어로는
다 같이 잔을 비우자Bottoms up
한 번에 다 마셔Down it in one
한 번에 마셔 버렸다I drank it in one go
독주 한 잔 더 주세요One more shot, please
단번에 끝냈다 (술과 무관)I got it done in one try

한 걸음 더

one shot이라는 말이 영어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. 다만 뜻이 다릅니다. 사진이나 영화에서는 한 장면을 끊지 않고 찍은 촬영을 뜻하고, 기회를 말할 때는 I only have one shot at this처럼 단 한 번의 기회라는 뜻으로 씁니다. 예방 주사 한 대를 가리키기도 합니다.

그래서 술자리에서 One shot이라고 외치면 상대는 문장이 끊긴 것으로 여기거나, 독주를 한 잔 더 시키는 말로 알아듣습니다. 뜻이 통하지 않는 말이 아니라 다른 뜻으로 통하는 말이라는 점이 이 실수를 오래 남게 만듭니다. 틀렸다는 신호가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.

한 줄 정리잔을 한 번에 비우자는 뜻은 one shot이 아니라 down it in one 또는 bottoms up으로 말합니다.

자주 묻는 것

원샷이 콩글리시라는 것은 알겠는데, 영어권 사람에게 One shot이라고 하면 아예 못 알아듣습니까
전혀 못 알아듣지는 않습니다. 다만 독주 한 잔을 더 주문하는 말이나 한 번의 기회를 뜻하는 말로 받아들입니다. 잔을 비우자는 뜻은 전달되지 않으므로 Bottoms up으로 바꾸시는 편이 낫습니다.
Bottoms up과 Cheers는 어떻게 다릅니까
Cheers는 잔을 부딪치며 하는 인사이고, 다 마셔야 한다는 뜻은 없습니다. Bottoms up은 잔 바닥이 보이도록 비우자는 뜻이라 원샷에 더 가깝습니다. 격식 있는 자리라면 Cheers가 무난합니다.
술이 아닌 경우에도 one shot을 쓸 수 있습니까
마시는 동작을 말할 때는 쓰지 않습니다. 물이나 커피를 단숨에 마셨다면 in one gulp이나 in one go를 씁니다. 일을 단번에 해냈다는 뜻이라면 in one try나 on the first try가 자연스럽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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